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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숨은 여행지 : 강릉 정동진 부채바위 해안길 – 사람들이 모르는 진짜 동해 트레킹 명소

kkh2040 2025. 6. 30. 20:05

 사람들이 모르는 동해의 ‘진짜 풍경’은 어디에 있을까?

대한민국 동해안에는 수많은 관광지가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강릉은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대표적인 해안 도시다. 바다와 가장 가까운 기차역으로 알려진 정동진역, 그리고 일출 명소로 유명한 모래시계 공원은 수많은 여행자들의 포토존이 되어왔다. 그러나 이 유명세 뒤편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진짜 절경, '부채바위 해안길'이라는 숨은 보석이 존재한다. 이 길은 지도 앱에도 상세히 표시되지 않는 곳이며, 관광 안내서나 블로그에서조차 구체적인 설명을 찾기 어렵다. 그만큼 ‘정말 아는 사람만 아는 장소’다. 하지만 이 길을 한번 걸어본 사람이라면 입을 모아 말한다. “이곳이야말로 동해안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풍경”이라고.
부채바위 해안길은 정동진역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에 있으며, 그 길이는 짧지만 인상은 강렬하다. 바위와 바다, 그리고 해안절벽이 만들어내는 입체적인 풍경은 여느 유명 해안로보다 훨씬 더 강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특히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 아닌 만큼, 고요함과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자연 그대로의 시간이 흐르는 장소다. 이곳은 걷기 좋아하는 사람,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 혹은 바다를 보며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어울린다. 그동안 강릉의 풍경이 너무 상업화되어 아쉬웠던 이들에게 이 길은 진정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입구는 어디인가? 어떻게 가야 하며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부채바위 해안길은 정동진역을 기준으로 남쪽 방향 해안선을 따라 약 20분 정도 걸어가면 만날 수 있다. 정동진 해변을 지나 썬크루즈리조트 쪽으로 향하다 보면, 군용 철책이 나오고 낡은 계단과 이정표도 없는 작은 입구가 눈에 띈다. 바로 그곳이 이 트레킹의 시작점이다. 이 길의 특이한 점은 대부분의 경로가 바위 해안선을 따라 자연적으로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중간중간 설치된 나무 데크와 임시 다리만이 인간의 흔적을 보여준다. 공식적인 관광지가 아닌 만큼, 입장료나 주차 시설, 안내문 등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길의 전체 길이는 약 1.7km 정도로 짧은 편이지만, 자연 그대로의 길이기 때문에 걷는 속도에 따라 편도 기준 30분에서 1시간까지 소요된다. 왕복 시 최소 1시간 30분 정도 여유를 두는 것이 좋다. 해안길이다 보니 날씨와 바다 조류 상태에 민감하다. 간조 시간대에만 안전하게 통행 가능하며, 만조일 경우 바위가 바닷물에 잠기는 구간도 있어 사전에 반드시 물때표를 확인해야 한다. 걷는 동안에는 파도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오며, 절벽과 바위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과 물안개가 피부에 닿는 감각까지 오롯이 느껴진다.
신발은 반드시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운동화나 등산화를 착용해야 하며, 중간에 쉴 수 있는 벤치나 그늘이 없기 때문에 물과 간단한 간식, 그리고 휴대용 방석을 챙기는 것도 추천된다. 주변에 편의점이나 매점이 없으므로 출발 전 준비는 필수다. 혼자 걷기에도 부담이 없는 길이며, 최근에는 도보 여행자들과 솔로 여행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국내 숨은 여행지 : 해안길

부채바위 해안길이 특별한 이유 – 관광이 아닌 '경험'을 제공하는 장소

부채바위 해안길은 사진 몇 장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곳이다. 진짜 특별함은 오직 ‘직접 걸었을 때’에만 느껴진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중간중간에서 ‘부채바위’라고 불리는 넓고 펼쳐진 바위 지형이 등장하는데, 이 바위는 실제로 부채를 펼쳐놓은 것처럼 생겨 자연이 얼마나 정교하게 조각했는지를 실감하게 한다. 그 위로 파도가 부서지고 물보라가 햇빛에 반사되어 무지갯빛으로 번지는 모습은 단연 압도적이다. 이런 풍경은 아무리 스마트폰으로 담아도 온전히 기록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 길은 조용하다. 너무나도 조용하다. 그 조용함 속에서 오히려 마음속 소음이 줄어든다. 말이 필요 없는 길, 꾸밈없는 자연, 그리고 혼잣말이 어색하지 않은 공간. 이런 감성적인 요소는 요즘처럼 빠르게 소비되는 여행문화 속에서 매우 귀하다. 오히려 ‘볼거리’보다 ‘느낄 거리’가 많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해질 무렵, 하늘이 붉게 물드는 시점에 길 중간의 바위에 앉아 있으면, 수평선과 바다, 그리고 절벽이 한 프레임 안에 들어온다.
이곳은 일몰 감상 장소로도 탁월한 위치에 있으며, 해가 지는 방향에 따라 바위에 드리워지는 그림자의 각도도 바뀌기 때문에 사진작가들 사이에서도 비밀 포인트로 알려져 있다. 드론 촬영이 가능한 날에는 상공에서 부채바위의 형태가 명확히 드러나며, 항공 사진으로는 한 폭의 산수화 같은 느낌이 표현된다. 단, 상업용 촬영이나 드론 촬영 시에는 사전에 공공기관 신고가 필요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주변 연계 코스와 실용 팁 – 현지인처럼 걷는 강릉 여행의 완성

부채바위 해안길은 단독 코스로도 훌륭하지만, 정동진역과 모래시계공원, 썬크루즈 전망대, 정동진 시간박물관 등과 연계하면 더 알찬 하루 일정을 구성할 수 있다. 특히 아침 일찍 부채바위 해안길을 걷고, 오후에는 썬크루즈 전망대에서 커피 한 잔과 함께 여유를 즐기는 코스를 추천한다. 숙박은 정동진 인근 펜션이나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면 도보 이동이 가능하며, 차량 접근이 어려운 해안길 특성상 도보 중심의 일정 계획이 더 유리하다.
여행객이 가장 궁금해하는 건 ‘주차’인데, 부채바위 해안길 자체엔 주차장이 없다. 대신 정동진역 공용주차장 또는 썬크루즈 아래쪽 주차장에 주차한 후 도보로 이동하는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다. 사진을 좋아한다면 삼각대와 광각렌즈를 챙기는 것을 추천하고, 조용한 자연 속에서 독서를 하고 싶다면 작은 돗자리도 좋은 아이템이다.
마지막으로, 이곳은 자연 보호구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연 상태가 매우 잘 보존되어 있다. 쓰레기를 되가져가고, 불필요한 소음을 자제하며, 바위에 낙서를 하지 않는 기본적인 예의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부채바위 해안길은 지금처럼 조용하고 깨끗하게 유지되어야 할 가치 있는 장소다. 상업화된 관광지가 아닌, 자연과 나 사이에만 존재하는 공간. 이런 길은 찾기 어렵고, 유지되기는 더 어렵다. 직접 걸어본 사람만이 이 조용한 감동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